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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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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aN 2012. 4. 27. 15:20





좀더 자라 나를 지켜줄 사람을 갖는 일이 사랑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영원히 나를 지켜줄 사람을 갖는다는 것은

약한 나의 존재를 얼마나 안정시켜줄것인가.

 

새벽에 혼자 깨어날때, 길을 걸을 때, 문득 코가 찡할때,

밤바람처럼 밀려와 나를 지켜주는 얼굴.

만날 수 없어 비록 그를 향해 혼잣말을 해야한다고해도

초생달 같이 그려지는 얼굴, 그러나 일방적인 이 마음은 상처였다.

내가 지켜주고 싶은 그는 나를 지켜줄 생각이 없었으므로.

 

좀더 자라 누구나 다 자신을 지켜줄 사람을 갖고 싶은 꿈을 지닌다는 것을

알게되자 사랑은 점점 더 어려워졌다.

거기다 우리가 영원히 가질수 있는 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는걸,

사랑은 영원해도 대상은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알아야 했을 때,

사랑이란 것이 하찮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영원을 향한 시선과 몸짓들이 어느 날 꿈에서 깨어난 듯이 사라져버리다니, 멀어져버리다니 그러면서도 나는 썼다.

 

어렸을 때 내 소원이 뭐였는 줄 아니?

언제까지나 너를 지켜줄 사람을 갖는 것.

어떻게 알았어?

누구나 다 그런생각을 하는거야.

 

 

신경숙 - 사랑이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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